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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'폭싹 속았수다'는 문학소녀이자 시인 오애순이 주인공입니다. 그만큼 좋은 시들도 많았습니다. 나중이라도 오애순 시집이 나오길 바라며, 폭삭 속았수다에 나오는 모든 오애순 시들을 회차별로 정리해 봤습니다.

     

     

    오애순-시집-썸네일

     

     


    엄마를-기다리는-애순이-장면개점복-시가-걸려있는-장면

     

    [개점복]

    허구헌날 점복 점복

    태풍와도 점복 점복

    딸보다도 점복 점복

     

    꼬루룩 들어가면 빨리나 나오지

    어째 까무룩 소식이 업소

    점복 못봐 안 나오나,

    숨이 딸려 못 나오나,

     

    똘내미 속 다 타두룩

    내 어망 속 태우는

    고 놈의 개 점복

     

    점복 팔아 버는 백환.

    내가 주고 어망 하루를 사고 싶네.

    허리 아픈 울 어망,

    콜록대는 울 어망

     

    백 환에 하루 씩만

    어망 쉬게 하고 싶네.

     

     

    1화에 나오는 '개점복'이라는 시입니다. 유일하게 드라마 초반에 나오는 시고, 초등학교 오애순이 쓴 시입니다. 비리가 있어서 그런지 장원이 아닌 부장원을 했습니다. 어머니를 아끼고 그리는 마음이 느껴지네요,

     


     

     

    [제주]

    천만번 파도,

    천만번 바람에도

    남아있는 돌 하나

    내 가심 바당에

    식지 않는 돌 하나

     

    엄마

     

     

    제주는  '8화 변하느니 달이요, 마음이야 늙겠느가'에 나오는 시입니다.

     


    추풍-시가-써있는-원고지

     

     

    [추풍]

    춘풍에 울던 바람

    여적 소리내 우는 걸,

    가만히 가심 눌러

    점잖아라 달래봐도

    변하느니 달이요,

    마음이야 늙겠는가.

     

    마찬가지로 '8화 변하느니 달이요, 마음이야 늙겠느가'에 나온 시입니다..  엄마가 된 오애순이 끄적인 이 시를 이모들이 몰래 고등학생 백일장 대회에 제출하죠. 이 시는 나중에 장원을 하게 됩니다.


     

     

    첫사랑-시양관식이-첫사랑-시-종이-가슴에-비비는-장면

     

     

    [첫사랑]

    있으면 귀찮고

    없으면 궁금하고

    내가 뭐라면 괜찮고

    남이 뭐라면 화나고

    눈 뜨면 안 보는 척

    눈 감으면 아삼삼

     

    만날 보는 바당 같아 몰랐다가도,

    안 보이면 천지에 나 혼자 같은 것

     

    입 안에 몰래 둔 알사탕처럼,

    천지에 단물이 들어가는 것.

     

    그게 그건가

    그게 그건가

     

    그래서 내 맘이

    만날 봄인가.

     

     

    '14화 훨훨 날라 훨훨 날아 보켜' 양관식의 회상 장면에서 나오는 시입니다. 고등학생 시절 오애순이 양관식을 생각하면서 써 준 시입니다. 유채꽃밭에서 양관식이 기뻐서 이 시를 가슴에 비비는 장면이 떠오르네요.

     


    물심양면-시-적혀있는-종이

     

     

    [물심양면]

    오애순 37표

    이만기 28표

    아직도 숫자 하나 못 잊는다.

    천하장사 이만기도 이름 듣기 아펐다.

     

    물심양면 안 돼서

    육군장성 아들한테 내 급장 뺏기던 날.

    어린 맘이 불덩이를 삼켰다.

     

    내 새끼들 낳고서 하나만 생각했다.

    물심양면 급장 뺏기는 마음.

    우리 애들은 절대로 모르게 할 거라고.

     

    선생님 고맙습니다.

    그 마음 하나

    이를 꼭 물고 살게 하데요.

     

     

    물심양면 시부터는 모두 '16화 폭싹 속았수다'에 나오는 시들입니다. 


    개코딱지-시-적혀있는-종이사진

     

     

    [개코딱지]

     

    한뼘이나 작았다.

    분명히 지가 오빠라는데

     

    개코딱지만 한 게

    자꾸 나만 쫓아다녔다.

     

    천덕꾸러기 부엌떼기

    눈칫밥 식모살이

    서러워 엉엉 발을 동동 구를 적에

    나 챙피한 꼴만 다 들켰다.

     

    개코딱지 같은 게 그렇게나 얄밉더니

    그때 그 코딱지가

    내 태산이 되었다.

     


     

    [동갑되던 날]

     

    엄마 잃던 나이가 열 살이었네.

    고아 되던 나이가 열 살이었네.

     

    손주보담 어린 나이에

    손등 터 밭 갈던 나 생각에 설웁다가도

     

    그 속을 생각하면 비할 바가 아니라

    비할 바가 아니라..

     

    자식 셋 두고가던

    우리 어망 나이가 스물아홉이었네.

     

    스물아홉이었네.

     

    내 스물아홉 되던 날

    열 살처럼 울었네

     


     

    두고-사는-이들에게- 나오는-시집

     

     

    [두고 사는 이들에게]

     

    어려서는 손 붙들고 있어야 따신 줄을 알았는데

    이제는 곁에 없어도 당신

     

    이제는 내게도 아랫목이 있어

    당신 생각만으로도 온 마음이 데워지는 걸

    낮에도 달 떠있는 것 아는 듯이 살겠습니다.

     

    그러니 가려거든 너울너울 가세요.

    오십 년 만에 훌훌 나를 내려 두시고

     

    아까운 당신. 수고 많으셨습니다.

    아꼬운 당신. 폭삭 속앗수다.

     

     

    남편이었던 양관식이 죽고 나서 쓰기 시작한 시집이라 그런지, 양관식을 그리며 쓴 시들이 많네요. 

     


     

    [오로지 당신께]

    아홉 살적부터 여적지.

    당신 덕에 나 인생이 만날 봄이었습니다.

    당신 없었으면 없었을 책입니다.

    다시 만날 봄까지.

    만날 봄인 듯 살겠습니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여기까지 총 9편, 폭삭 속았수다에 나오는 모든 시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. 많다고 느껴졌는데, 세보니 9개밖에 안되네요. 그만큼 여운이 많이 남는 시들이라 그렇게 느껴졌던 거 같습니다.